경제학의 10대 기본원리_4.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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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10대 기본원리_4.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

by silverbead 2021. 12. 26.

기본원리 4.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

 

경제적 유인(incentive)이란 처벌 가능성이나 보상과 같이 사람이 행동하도록 만드는 그 무엇을 의미한다. 합리적인 사람은 어떤 행동을 하고자 할 때 그 행동에 따른 이득과 비용을 비교해서 의사결정을 하기 때문에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 경제적 유인은 경제학 분석에 중심적 역할을 한다. 심지어 어떤 경제학자는 경제학 전체가 오직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 나머지는 모두 부수적이다"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적 유인은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분석하는 데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사과 가격이 상승하면 사람들은 사과를 덜 사 먹을것이다. 동시에 사과 과수원 주인들은 인부들을 더 고용해서 사과 생산을 늘리고자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높은 시장가격은 소비자에게 소비를 줄일 유인을 제공하고, 공급자에게는 생산을 늘리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한다. 공급자와 수요자의 행동에 가격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시장이 희소자원을 어떻게 배분하는지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앞으로 알 것이다.

 

 정책담당자들은 경제적 유인이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많은 정책이 사람들이 받는 혜택과 부담해야 하는 비용구조를 바꾸어 사람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휘발유에 대해 세금이 부과되면 사람들은 보다 작고 연비가 좋은 차를 선택할 것이다. 휘발유세가 높은 유럽에서 사람들이 미국에서보다 소형차를 많이 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또 휘발유세는 사람들이 자가용 승용차보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직장 근처에 살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할 것이다. 휘발유에 높은 세금이 부과된다면 사람들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선택하고, 그보다 높은 세금이 부과된다면 사람들은 아예 전기자동차를 탈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책 담당자들이 정책이 사람들의 유인구조를 어떻게 바꿀지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정책을 만들면 예상 밖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차량에 안전띠가 장착되지만, 50년 전만 해도 안전띠가 장착된 자동차가 거의 없었다. 1960년대 말에 미국의 유명한 소비자 운동가 랠프 내이더(Ralph Nader)는 'Unsafe at Any Speed'라는 저서를 통해 자동차 안전에 관한 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미 의회는 그 이후 미국 내 자동차 제조회사들에게 안전띠 등 여러 가지 승객 보호 장치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렇다면 안전띠 의무화 규제가 자동차의 안전을 얼마나 향상시켰을까? 직접적인 효과는 명백했다. 보다 많은 운전자와 승객이 안전띠를 착용함에 따라 교통사고에서 치명상을 당할 확률이 낮아졌다. 이런 면에서는 안전띠가 인명을 보호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의 전체적 효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규제가 도입된 이후 바뀐 유인구조에 따라 사람들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 경우 사람들의 행동이란 주행 속도와 운전시 주의력이라고 할 수 있다. 운전자 입장에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운전하면 시간이 더 걸리고 피곤하기 때문에 비용이 초래된다. 운전자가 안전 운전의 수준을 결정할 때,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무의식적으로 안전 운전의 한계이득과 한계비용을 고려할 것이다. 천천히 운전함으로써 안전도가 높아지는 데서 얻는 이득이 천천히 운전하는 비용보다 크다면 사람들은 천천히 운전하려고 할 것이다. 길이 미끄러우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서행하고 조심해서 운전하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이제 안전띠 규제가 합리적인 운전자의 비용편익구조를 어떻게 바꾸는지 생각해보자. 안전띠는 살고를 당했을 때 부상이나 사망의 가능성을 낮추기 때문에 교통사고를 통해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안전띠를 착용하면 천천히 조심해서 운전하는 데 따르는 운전자의 이득이 그만큼 작아진다. 안전띠 착용은 도로를 잘 깔아놓은 것과 같은 효과, 즉 속도를 더 내고 덜 조심스럽게 운전하도록 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결국 안전띠 의무화 규제의 순효과는 교통사고의 증가로 나타난다. 운전자들이 전보다 안전 운전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보행자들에게는 분명히 안 좋은 일이다. 결과적으로 보행자들은 자동차 사고를 당할 확률이 높아지지만, 강화된 자동차 안전장치의 혜택은 누리지 못한다. 

 

 유인구조의 변화와 안전띠 의무화의 효과에 대한 앞의 논의는 한가한 이론적 추측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경제학자 샘 펠츠만(Sam Peltzman)은 1975년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실제로 이런 현상이 미국에서 발생했음을 통계적으로 증명했다. 펠츠만의 결론에 따르면 안전띠 규제를 통해 사고당 사망률은 감소했으나, 사고 건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규제의 순효과는 운전자 사망률은 거의 변화가 없고, 보행자 사망률이 높아진 것이다.

 

 자동차 안전에 관한 펠츠만의 연구는 사람들의 행동이 주어진 유인구조에 반응한다는 일반적인 원리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다. 어떤 정책이든지 정책의 직접적인 효과와 함께 이 정책이 사라들의 유인구조에 영향을 미쳐 간접적으로 예상치 못한 어떤 효과를 나타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정책이 사람들의 유인구조를 변화시킨다면 사람들의 행동도 변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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