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공급과 정부 정책] 가격상한제 사례연구 (휘발유, 임대료)
본문 바로가기
경제 뉴스 부동산 등/경제공부

[수요, 공급과 정부 정책] 가격상한제 사례연구 (휘발유, 임대료)

by silverbead 2022. 3. 6.

사례연구 1. 주유소에 늘어선 줄

 제5장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1973년에 OPEC은 세계 원유 가격을 인상했다. 원유는 휘발유 생산에 필요한 원료기 때문에 원유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휘발유의 공급은 줄었다. 운전자들은 겨우 몇 갤런의 휘발유를 사기 위해 주유소에 줄을 서서 몇 시간씩 기다려야 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사람들은 대부분 OPEC을 비난했다. 물론 OPEC이 원유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면 휘발유 부족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정부의 규제 때문에 정유회사들이 휘발유 가격을 올릴 수 없어서 긴 줄이 생겨났다고 보았다.

 

 <그림 6.2>를 통해 이 사건을 분석해보자. 그림 (a)에서 원유 가격 인상 이전의 휘발유 균형 가격은 P1으로 가격상한보다 낮아 가격 상한제는 실효성이 없었다. 그러나 원유 가격이 인상되자 상황이 바뀌었다. 원유 가격의 상승으로 휘발유 생산비용이 상승하여 휘발유의 공급곡선은 그림 (b)의 S1에서 S2로 왼쪽으로 이동했다. 시장에 아무런 규제가 없었다면 균형 가격이 P1에서 P2로 상승하고 물량 부족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겠지만, 가격 상한제 때문에 시장 가격이 균형 가격 수준으로 오를 수가 없었다. 가격 상한에서 생산자들은 Qs만큼 팔려고 했고 소비자들은 Qp만큼 사려고 했다. 따라서 공급곡선의 이동으로 가격 상한에서 심각한 휘발유 부족이 야기된 것이다.

 

 결국 휘발유 가격통제는 폐지되었다. 국민들이 휘발유를 사기 위해 장시간 줄을 서서 기다린 것이 어느 정도는 이 규제 탓이었음을 법안 입안자들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원유 가격이 변하면 휘발유 가격이 시장 수요와 공급량을 일치시키도록 조정한다.

 

■ 가격 상한제가 있는 휘발유 시장

그림 (a)는 균형 가격 P1이 가격상한보다 낮아 가격 상한제가 실효성이 없는 휘발유 시장을 보여준다. 그림 (b)는 휘발유 생산의 원료인 원유의 가격 상승으로 휘발유 공급곡선이 S1에서 S2로 이동한 경우를 보여준다. 시장에 아무런 규제가 없으면 균형 가격이 P1에서 P2로 상승하여 물량 부족이 발생하지 않지만, 가격 상한제가 도입되면 시장 가격이 균형 가격 수준으로 오를 수가 없다. 가격 상한에서 생산자들은 Qs만큼 팔려고 하는 반면, 소비자들은 Qd만큼 사려고 하므로 (Qd-Qs)만큼 물량 부족이 발생한다.

사례연구 2. 임대료 규제의 단기 효과와 장기 효과

 임대료 규제도 가격통제의 흔한 예다. 많은 미국 도시의 시정부는 집주인이 세입자들에게서 받을 수 있는 임대료의 상한을 규제하고 있다. 이 정책의 목적은 가난한 사람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려는 데 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오히려 임대료 규제가 저소득층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비효율적이라고 비난한다. 어느 경제학자는 "폭격 외에 도시를 파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임대료 규제의 부작용은 오랜 기간에 걸쳐서 나타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분명히 느끼기는 어렵다. 단기에는 임대주택의 수가 고정되어 있고 시장 여건이 변하더라도 이 수치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주거 수준을 조정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므로 단기적으로는 집을 구하는 사람들의 수도 임대료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단기에는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비탄력적이다.

 

 <그림 6.3> (a)는 임대료 규제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단기 효과를 보여준다. 모든 가격 상한제가 그러하듯이 임대료 규제는 주택 부족 현상을 초래한다. 그러나 단기에는 수요와 공급이 모두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임대료 규제로 발생하는 주택 부족의 규모는 작다. 단기적으로 임대료 규제의 주된 효과는 임대료 하락이다.

 

■ 임대료 규제의 단기 효과와 장기 효과

그림 (a)는 임대료 규제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단기 효과를 보여준다. 단기에는 수요와 공급이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임대료 규제로 발생하는 주택 부족의 규모는 작다. 그림 (b)는 임대료 규제의 장기 효과를 보여준다. 장기에서는 임대주택의 수요와 공급이 좀 더 탄력적이기 때문에 임대료 규제로 인한 주택 부족 규모가 단기에서보다 크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임대주택의 수요자와 공급자들이 시장 여건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장기 효과는 단기 효과와 매우 다르다. 공급 측면에서 임대료가 낮아짐에 따라 임대주택 주인들은 임대주택을 새로 짓지 않고, 기존의 임대주택을 제대로 유지하지도 않는다. 수요 측면에서는 임대료가 낮아짐에 따라 부모님 댁에서 함께 살거나 친구와 방을 함께 쓸 수 있는 사람들도 독채 임대주택을 구입하고, 도시로 유입되는 인구도 늘어난다.

 

 <그림 6.3> (b)는 주택시장의 장기 상황을 보여준다. 임대료 규제로 균형 수준보다 낮아지면 임대주택의 공급은 크게 줄고 수요는 크게 늘어 주택 부족 규모는 커진다.

 

 임대료 규제를 실시하는 도시의 임대주택 소유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세입자들에게 주택을 배당한다. 선착순 방식을 따르는 집주인들도 있고, 아이가 없는 세입자를 우대하는 주인들도 있으며, 심지어는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건물 관리인에게 뇌물을 주는 사람들한테 임대주택이 배당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뇌물을 포함한 임대료는 시장 임대에 보다 근접하다. 

 

 임대료 규제의 효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1장에서 배운 경제학의 10대 기본원리 중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는 원리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자유시장경제에서 임대주택 주인들이 집을 깨끗하고 안전하게 유지하려는 것은 양질의 주택에 임대료를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대료가 규제되어 주택 부족이 발생하고 세입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면 소비자들의 요구에 신경 쓸 이유가 없다. 현상태 그대로도 들어오겠다는 세입자들이 많은데 집주인이 돈을 들여가며 집을 가꿀 필요가 있겠는가? 결국 세입자들은 낮은 임대료를 내는 대신 질 낮은 주택에 사는 것이다.

 

 정책담당자들은 임대료 규제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추가적인 규제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인종차별을 금지하거나 집주인에게 임대주택을 최소한 일정 기준 이상의 상태로 유지하도록 의무화한다. 그러나 이러한 법규들은 집행하기가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든가. 반면에 임대료 규제가 폐지되고 시장 경쟁의 힘에 다라 주택시장이 운영되면 이런 법들은 필요가 엇다. 규제가 없는 시장에서는 가격 변동에 다라 재화의 부족이 해소되므로 집주인들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할 수 없다.

 

댓글